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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유사 과학

피를 보면 성격을 알 수 있다?, 혈액형 성격설

by 류군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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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성격이 혈액형에 의해

결정되거나 어떠한 영향을 받는다.'

 

혈액형 성격설은 ABO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사실 혈액형같은 경우 ABO 이외에도

Rh, MNSs 등 수백가지가 존재하기도 하고,

수많은 반박할 요소가 있는 흔한 유사과학이다.

 

 

과학적으로 일절 관계가 없거나,

관계 없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면서도

과학적인 것인 양 수용되는

대상, 그 이론, 주장유사과학이라 부른다.

이에 해당하는 유명한 것으로는

선풍기 사망설이나 양파 실험 등이 있다.

 

2022.11.21 - [미신? 유사 과학?] - 칭찬 양파 · 비난 양파를 낳은 그 책, 물은 답을 알고 있다

2022.11.22 - [미신? 유사 과학?] -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 선풍기 사망설

 

 

1930년대 동아일보의 기사

 

혈액형 성격설 같은 경우

1930년대 기사가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사랑받았는데,

제대로 국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4년이라 생각된다.

전 세계에서 혈액형 성격설이

대중화된 곳은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라고 한다.

 

카를 란트슈타이너

 

20세기 초 카를 란튜 슈타이너

ABO식 혈액형을 발견했다.

기본적으로 같은 혈액형의 혈액만

수혈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혈을 염두해두고

혈액을 ABO 형식으로 분류한 것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다양한 희귀 혈액형이 존재하는 것이

알려지며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우생학

 

이후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혈액형을 연구하는 흐름이 생겼다.

진화와 혈액형의 관계에 주목한 것인데,

조사를 바탕으로 혈액형에 따른 인종의 우월성을 수치화하는

인류를 유전학적으로 개량해야된다는 우생학의 관점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 서유럽 지역 출신 백인들은 A형이 많았고

동유럽 출신 백인, 아시아 · 아프리카 출신 유색인종들은 B형이 많다는 이유로

A형이 많을 수록 진화된 인종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에서도 이를 적극 수용하여

집단의 우월성의 근거로 혈액형 성격설을 채용하기도 하였다.

 

후루카와 다케지

 

우리가 알고 있는 혈액형 성격설은

1927년 일본의 철학자

후루카와 다케지에 의해 등장했다.

후루카와 다케지는

논문 [혈액형에 의한 기질 연구]을 발표한 것인데,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적극적이라 주장하고,

당시 1930년에 발생한 우서 사건을 보고

대만사람들은 O형이 많아 반항적이라는 주장도 하였다.

 

노미 마사히코, 그의 책 [혈액형으로 알 수 있는 상성]

 

사실 말도 안되는 주장들이기에

혈액형 성격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하다가

과학자도, 생물학자도 아닌

방송작가 노미 마사히코에 의해 유명해진다.

후케지 다케지의 논문들을 참조해

자신만의 연구를 완성한 노미 마사히코는

[혈액형으로 알수 있는 상성]이라는 책을 발간했고,

출판 직후 120만부가 팔려나가는

베스트셀러로 급부상했고

이어 [혈액형 애정학],

[혈액형 스포츠 과학],

[혈액형 정치학] 등을 출판하기도 했다.

 
O형은 인간 관계를 중시하고, 상하 관계에 민감하다.
A형은 리더는 인간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기본적으로 짜여진 틀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한다.
우두머리의 지시나 인간관계보다 기술과 사실을 중요시 한다.
AB형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너무 강해 지시하지 않아도 일이 진행된다.

 

책에서 그는

'혈액형으로 나눌 수 있는 성격은 4개다.'라 주장했는데,

현재 인터넷을 떠도는

혈액형별 성격의

프로토타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 일본에서 출간된 서적들이

우리나라로 많이 들어왔고,

많은 잡지들에서도

이를 받아드려 퍼지면서

우리나라에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위 기사에 따르면 75%나

믿고 있었다고 할 정도로 파급력있었다.

 

 

최근 들어 MBTI가 유행함에 따라

혈액형 성격설의 인기도 줄어들었다.

대중적인 성격 검사로 알려지던

MBTI를 각종 방송매체에서 다루기 시작하면서

최근엔 비교적 비과학적인 요소가

잘 드러나지 않는

MBTI가 혈액형 성격설을 대체하고 있다.

 

만화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혈액형 성격론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인 것은

간단히 검색을 통해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유 없이 사람들에게

널리 각인될 수는 없기 때문에

혈액형 성격설을 믿게 되는 이유를 알아보려고 한다.

 

 

혈액형 성격론에서 주장하는 성격들은

'소심하다.' , '활달하다.' 등의

보편적인 묘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보편적인 묘사들을 보고

특정 혈액형의 성격인 것으로 포장하면,

사람들이 자신이 특정 혈액형이기 때문에

그 서술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바넘효과라고 하는데

혈액형 성격론은

이 바넘효과의 좋은 예이기도 하다.

 

2022.11.18 - [역사/ETC] - [심리] 어? 이거 나야, 바넘 효과

 

피그말리온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가

실제로 일어나는 경향을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

역시 혈액형 성격설을 믿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

혈액형 성격설을 믿게 되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설명하는 대로 만들고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혈액형 성격설과 비슷한

'혈액형별 다이어트',

'혈액형별 식습관' 등도 존재한다.

이는 판매에 이용하려는 장사꾼들에 의해

유명해진 유사과학의 일종이다.

혈액형 성격설에서 파생되어서인지

성격마저 반영된 식습관을 주장하곤 한다.

 

흥미 본위의 보도, 황색언론

 

유사과학으로 평가되는 혈액형 성격설은

언론의 무책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도 잘못된 정보인 줄 알면서도

간간히 기사로 쓰여지고 있다.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장점이나 단점이 될 수 없다.

밀란 쿤데라

과학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생물학적 결정론이 부정돼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혈액형에 따라 사람을 구별하는 것은 구별이 아닌 차별이다.

김범준 물리학 교수

 

 

혈액형 성격설의 큰 문제점은

특정 혈액형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유사과학일 뿐인 혈액형 성격설이지만,

위 사진처럼 채용자격이 될 정도

특정 성격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재미나 가십거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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